눈물나는 매운맛 세계인 열광
지난해 해외만 5500억 기록
내수 위주 오뚜기는 매출 정체
지난해 해외만 5500억 기록
내수 위주 오뚜기는 매출 정체
19일 매일경제가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개사의 2022년도 기준 라면 매출액(잠정치)을 내수와 해외(수출+현지 생산)로 나눠 집계한 결과, 해외 매출이 약 2조1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라면 내수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으로 해외 매출과 차이가 30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따져보면 농심은 국내 매출 1조2900억원, 해외 매출 1조100억원 등 합계 2조3000억원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했다. 삼양식품은 국내 2900억원, 해외 5500억원 등 매출 합계 8400억원으로, 7100억원(국내 6200억원, 해외 900억원) 매출을 올린 오뚜기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다. 수출이 1년 사이 1500억원이나 증가한 덕분이다.
몰락했던 삼양식품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일등공신은 김정수 부회장(창업주 아들 전인장 전 회장의 부인)이다. 삼양식품 라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인기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2012년 4월 출시됐다. 불닭볶음면은 기존 라면보다 훨씬 더 매운맛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먹기 힘들어 하면서도 도전하는 모습이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널리 공유되면서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에선 현지의 대표 매운맛으로 통하는 마라를 활용한 '마라불닭볶음면', 미주 지역에선 인기 핫소스인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중동에선 '마살라불닭볶음면' 등 현지 입맛을 반영한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