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D램 내년 성장률 7%
7년만에 한 자릿수 성장 예고
서버용 D램 부진에 업계는 고민
DDR5 지원 CPU에 하반기 반등 전망도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안정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받던 서버용 D램에서 경고음이 들린다. 서버용 D램 시장의 내년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메모리 업계의 고민이 깊어간다. 내년 D램 시장이 전반적인 경기 침체 흐름을 피할 순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예측이다. 내년 하반기 시장 회복을 내다보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긍정 요소다.
서버용 D램, 내년 성장률 7% 그쳐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서버용 D램 시장의 성장률을 7%로 전망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10%대를 내려온다는 예측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서버 출하량의 성장률이 올해(5.1%)보다 낮은 3.7%일 수 있다며 서버용 D램 수요도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봤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 등으로 수요 기업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비교적 경기를 덜 탔던 서버용 D램조차 업황 부진의 영향권에 들어선다는 설명이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내년에 D램 시장이 심각한 공급 과잉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내년 D램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8.3%라면 공급 비트그로스는 14.1%로 격차가 올해보다 더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수요 비트그로스가 10% 미만인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증권가는 PC와 모바일 등 소비자 제품의 수요 약세에 이어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던 서버 고객조차 재고 소진에 주력하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를 전망할 때 제일 참고하는 게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다. 세계 경기가 내년에 안 좋은 상황에서 반도체만, 서버용 D램만 수요가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도체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서버들이 내년에 수요를 굳이 늘릴 필요가 없는 데다 비대면 사회 도래로 급격히 늘어났던 서버 수요가 진정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이끌던 서버용 D램 주춤…"내년 하반기 반등" 예측도
내년도 서버용 D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미 업황 부진을 체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서버용 D램은 고성능을 요구하다 보니 비교적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한다. 그간 수요도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을 이끄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양사의 서버용 D램 매출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112억3900만달러, SK하이닉스 108억5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7%, 29% 늘었다. 지난해 전체 D램 매출에서 서버용 비중도 삼성전자 28%, SK하이닉스 40% 수준으로 다수였다.
시장에선 서버용 D램 수요가 내년까지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질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미 다가올 4분기만 하더라도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최대 18%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최대 15% 가격 하락을 예측한 PC용, 그래픽용 D램보다 하락 폭이 컸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D램 가격은 올해 대비 16.5%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올해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D램 가격은 전분기와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버용을 포함한 D램 시장이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점은 긍정 요소다. D램 최신 규격으로 고부가가치라 평가받는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인텔에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점도 업계 수익 개선에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응용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사업 추진 등으로 업황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부터는 서버 업체의 재고 소진 완료 및 DDR5 중심의 재고축적(restocking)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10% 중반 수준의 수요 성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장기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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