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방미 앞두고 美 “韓기업, 中에 마이크론 대체물량 수출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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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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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이크론 판매 금지시 삼전·SK하이닉스가 부족분 메워선 안돼”

FT “윤 방문 앞둔 민감한 시기…자국 기업 관련 요청은 처음”
◆…반도체 <사진 로이터>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규제할 시 한국 기업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부족분을 메워서는 안 된다고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측에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수출 금지 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중국 판매를 자제하도록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은 안보상의 문제로 세계 3위이자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사이버보안 조사를 시작하면서 본격 미국 반도체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는 미 정부가 첨단 반도체와 관련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

FT는 이 같은 백악관의 요청이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전인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도 태평양 안보 지역에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왔지만 자국 기업과 관련해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정통한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 마이크론을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제재를 약화시키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방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조정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하며 경제적 압박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포함된 것"이라며 "오는 국빈방문이 이 모든 면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은 난감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미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으로 한국 반도체 사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 24일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26일 한미정상회담을 가진다.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경제 안보 등이 핵심 의제로 꼽힌 가운데 지난주 로이터인터뷰에서 언급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함께 반도체 수출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사이버 보안 조사를 진행 후 문제가 확인 되면 판매 금지 등의 규제를 내릴 예정이다. 지난해 마이크론 수출량의 25%가량이 중국과 홍콩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미국 측에 치명적일 수 있는 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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