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학생들의 여름나기 한숨

PC방의 청소년들. “유일하게 스트레스 풀러 가는 곳이 PC방이라서 방학에는 PC방에서 게임만 할 것”이라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PC방의 청소년들. “유일하게 스트레스 풀러 가는 곳이 PC방이라서 방학에는 PC방에서 게임만 할 것”이라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방학이랄 게 있나요? 코로나 때문에 학사일정이 계속 바뀌어서 일주일 정도가 전부인걸요.”
방학을 앞둔 학생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한 하소연이다.


지난 6월 광주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면서 또다시 잠시 멈춰버린 일상이 되었다.


학창 시절의 추억마저 빼앗아간 코로나19가 야속하지만 청소년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잘 버텨냈고 또 버텨내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시기에 방학을 앞둔 청소년들의 방학생활은 어떠할지 광주지역 한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방학 아닌 방학, 나름의 계획을…”

학원 앞에 모여있던 고등학생들은 “방학이요? 겨울방학부터 쭉 방학 같아서 시간 개념이 없어졌어요”라면 입을 모아 말했다.


“짧은 방학이지만 그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한 보람찬 방학을 보내고 싶었는데 외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전부 중단된 상태이고 특별히 무언가를 할만한 일들이 없어서 코로나 시기에 겹친 방학은 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아쉬운 것 같아요.” 고등학생 이지선 양은 말끝을 흐렸다. 


이어 “스트레스도 풀겸 여행도 가고 싶지만 광주는 매일같이 확진자가 나와서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둬야 할 것 같다”면서 “대신 집에서 독서도 하고 유튜브 보면서 요리도 하고 내면을 가꾸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요리를 할 줄 몰라 온라인 수업하면서 집에 있을 때 엄마가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혼자 밥을 차려먹기 힘들었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주위에선 ‘야 나도 나도 유튜브 보면서 요리 좀 해야겠어’, ‘방학 때 요리각?’, ‘주방 난리 날 듯’이라며 깔깔대며 웃었다.


‘학업이 걱정’이라는 이준우 군은 “학교 수업도 제대로 못 들었는데 벌써 방학”이라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꽤 길었고 학교 안 다니는 느낌만 들고 고등학생이 아니라 재수생으로 살아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혼자 공부하는 거랑 수업으로 배우는 거랑 너무 다른데, 학교 수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혼자 공부만 하고 이게 무슨 고등학생이에요?”라며 하소연했다. 


준우 군은 “학원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고 인강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라면서 “부족한 공부는 인강으로 보충해서 공부할 계획이고 짧은 방학이지만 재정비해서 마음가짐을 다잡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먹고 놀면서 마음 다잡기

이번에는 PC방으로 가봤다. 아니나 다를까 PC방에는 게임을 하고 있는 초·중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원 가기 전 잠깐 들렀다’는 초등학생 김현수 군은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제대로 학교 수업을 한 적도 없는데 방학이라고 공부가 되겠어요?”라고 되묻고 “유일하게 스트레스 풀러 가는 곳이 PC방이라서 방학에는 PC방에서 게임만 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계획했던 일이 물거품이 되면 어떤 기분인지 아세요? 다시는 계획 같은거 안 세울 거고 PC방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지낼 생각이에요. 청소년 시설도 휴관한 마당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외부 활동이 무엇이 있겠어요?” 또 다른 중학생 최모 군의 하소연이다. “그냥 먹고 놀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마음 편하게 지내고 싶어요. 무언가를 하겠다고 다짐해도 코로나 시기에는 또다시 변동되기 일수거든요.” 그가 덧붙인 말이다.


광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청소년 문화의 집도 모두 휴관 상태다. 광주시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문화의 집은 모두 5곳으로 각화, 원당산, 봉선, 용봉, 화정 모두 운영 예정이었던 방학 프로그램이 중단되었다.


광주시 청소년 문화의 집 관계자는 “방과 후 아카데미와 긴급 돌봄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전부 중단됐고 영상이나 카톡으로 활동하는 참여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 역시 중단된 상태”라면서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비대면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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