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익 주민과 공유하자
청년세대 인구유입 늘어 화제
청년세대 인구유입 늘어 화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이 세계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전남과 탄소중립 간 동행은 상승 효과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0년 휴교가 결정돼 올해 폐교가 기정사실화됐던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 '자라분교'는 폐교 이행 기간이 연장돼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자라도는 인구 290여 명의 작은 섬으로 소멸위기에 처한 곳이다.
자라분교는 휴교가 결정될 당시 학생이 3명으로 이후 3년 동안 학생 수가 늘지 않으면 폐교 절차에 들어서야 했다. 하지만 올해 주민등록상 취학 가능 아동이 15명으로 늘어나 명맥을 이을 수 있게 됐다.
자라분교를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든 것은 신안군이 추진해온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에 따른 '햇빛연금'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는 일조량이 풍부한 신안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집적화 단지 형태로 유치하고 개발수익을 연금 형태로 태양광 개발업자와 주민이 나눠 갖는 제도다.
신안군은 2021년 4월 안좌도와 자라도를 시작으로 주민들에게 연간 40만원에서 240만원의 햇빛연금을 지급했다. 햇빛연금을 처음 지급한 2021년 4월 2693명이었던 안좌도 인구는 약 1년 뒤인 지난해 7월 2815명으로 122명 증가했다.

전남도는 2020년 4월 전국 광역시도 중 최초로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및 도민 참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가능한 지방 균형발전을 이끌 원동력으로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이 조례에 따라 1㎿(메가와트) 이상의 발전사업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사업 이익을 공유하고 전남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남 지역 곳곳에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가 확산하고 있는 이유다. 전남 해남군 기업도시 솔라시도 내 98㎿ 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2020년부터 인근 5개 마을 주민 123가구에 분기마다 162만원씩 발전수익을 공유했다.

영광군 염산면은 토지주, 임차농, 인근 주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영농형 태양광 선도 모델을 조성하고 있다. 주민(협동조합)이 주도하는 3㎿급 영농형 태양광 발전단지로, 올해 말 준공돼 상업발전을 시작하면 연 6000만원의 순이익이 발생하고 마을 주민 28가구에 가구당 월 17만원씩 소득이 생긴다.
신안군 비금지역의 300㎿ 규모 태양광과 고흥 해창만 95㎿, 고흥호 83㎿ 규모의 수상태양광도 상업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해남 문내면, 황산면에는 400㎿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남도는 열악한 농업소득이 고령화와 농촌 이탈을 부르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주민주도형 영농형 태양광 보급·확대와 개발이익 공유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남도 관계자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도 평균 농업소득은 948만원으로 국내 가구당 평균 소비지출액 2856만원의 30% 수준"이라며 "100㎾ 규모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농업소득 외 840만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과 농촌 인구소멸 방지를 이끌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시설이 확대될수록 기업 유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9월 미국 데이터센터 기업과 해남 솔라시도에 20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30년까지 건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세계적 기업들이 납품업체에 RE100 달성을 요구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도 신재생에너지원 확보는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됐다"며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RE100 기업 유치가 일자리와 인구를 늘리고 지방 균형발전을 이끌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