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계좌 쓴 ‘작전세력’ 덕분에 승계 쉽게 한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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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26. 오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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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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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매물 폭탄 공포가 국내 증시를 강타한 가운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고점에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앞서 주식을 자녀들에게 증여했는데, 이번 지분 매각 자금으로 증여세를 대납할 것으로 예상된다.

SG증권 사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무더기로 하한가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다우데이타 외에도 대성홀딩스, 세방, 서울가스, 삼천리, 다올투자증권, 선광, 하림지주 등이 24~25일 폭락했다. 이들 종목의 매도 상위 창구가 모두 SG증권인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온갖 루머가 돌고 있다. 현재로서는 특정 작전 세력이 SG증권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사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알 수 없는 사유로 일제히 매물을 쏟아내 급락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 세력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유통주식 수가 적은 기업만 골라 주가를 끌어올렸다. 즉 작전 세력 덕분에 김 회장 일가가 큰 이득을 본 것이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로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했다. 해당 매도로 김 회장이 가진 다우데이타 지분은 26.66%에서 23.01%로 줄었다. 김 회장은 현금 605억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의 지분 매도는 SG증권 발 폭락 직전 일어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SG증권 발 폭락 사태를 일으킨 작전 세력 덕분에 김 회장의 승계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우데이타는 최근 몇 년 동안 주가가 우상향했다. 지난 2020년 4월 기준 6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꾸준히 올라 1만원 중반대에 거래됐고, 지난해 말부터는 2만원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40% 넘게 더 올라 한때는 5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증여세를 확보해야 하는 김 회장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른 적절한 시기에 지분을 매도해 현금을 챙긴 이점을 얻은 것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키움증권의 지배 구조로 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다우데이타 지분 20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20만주를 받았고, 장녀 김진현씨와 차녀 김진이 키움자산운용 상무가 각각 40만주씩 받았다.

이에 따라 자녀들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우키움그룹 한 관계자는 “2021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했을 때 증여세가 발생했는데, 몇 년에 걸쳐 연부연납하는 방안을 택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자녀들이 빚을 내 증여세를 낼 수도 있지만 현재 금리가 높아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팔아 현금 증여로 증여세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다우데이타 주가는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용잔고가 24일 기준 417만주로 아직 많고, 그동안 주가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다우데이타는 지배구조상 중요한 회사이지만 주가 과열이 심해 커버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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