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 사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무더기로 하한가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다우데이타 외에도 대성홀딩스, 세방, 서울가스, 삼천리, 다올투자증권, 선광, 하림지주 등이 24~25일 폭락했다. 이들 종목의 매도 상위 창구가 모두 SG증권인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온갖 루머가 돌고 있다. 현재로서는 특정 작전 세력이 SG증권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사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알 수 없는 사유로 일제히 매물을 쏟아내 급락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 세력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유통주식 수가 적은 기업만 골라 주가를 끌어올렸다. 즉 작전 세력 덕분에 김 회장 일가가 큰 이득을 본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로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했다. 해당 매도로 김 회장이 가진 다우데이타 지분은 26.66%에서 23.01%로 줄었다. 김 회장은 현금 605억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의 지분 매도는 SG증권 발 폭락 직전 일어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SG증권 발 폭락 사태를 일으킨 작전 세력 덕분에 김 회장의 승계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우데이타는 최근 몇 년 동안 주가가 우상향했다. 지난 2020년 4월 기준 6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꾸준히 올라 1만원 중반대에 거래됐고, 지난해 말부터는 2만원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40% 넘게 더 올라 한때는 5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증여세를 확보해야 하는 김 회장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른 적절한 시기에 지분을 매도해 현금을 챙긴 이점을 얻은 것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키움증권의 지배 구조로 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다우데이타 지분 20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20만주를 받았고, 장녀 김진현씨와 차녀 김진이 키움자산운용 상무가 각각 40만주씩 받았다.
이에 따라 자녀들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우키움그룹 한 관계자는 “2021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했을 때 증여세가 발생했는데, 몇 년에 걸쳐 연부연납하는 방안을 택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자녀들이 빚을 내 증여세를 낼 수도 있지만 현재 금리가 높아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팔아 현금 증여로 증여세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다우데이타 주가는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용잔고가 24일 기준 417만주로 아직 많고, 그동안 주가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다우데이타는 지배구조상 중요한 회사이지만 주가 과열이 심해 커버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