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지부진한 주가를 기록했던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해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증시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두 기업이 내수 부진을 상쇄할 만큼 해외에서 고성장하고 있다며 저가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날과 동일한 2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20일 장중 2만3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던 하이트진로는 최근 1년 동안 1만원대 후반~2만원대 초반을 횡보하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롯데칠성도 연중 고점 15만2400원과 비교해 21.6% 떨어진 11만9900원에 마감했다.
두 기업의 주가를 짓누른 것은 내수 소비가 부진해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작 두 기업의 실적은 우려 보다 양호하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6857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5% 늘어난 702억원이다. 롯데칠성도 이 기간 외형 성장에 성공했고, 전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도 포착됐다.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은 해외 시장 덕분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소주 점유율과 해외 수출이 늘어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0%, 54% 증가한 211억원, 481억원을 달성했다. 맥주는 가격 인상 효과와 판촉비 절감 효과 등이 반영됐고, 소주는 모든 수출 국가에서 견조한 성과를 보였다. 소주 수출 비중의 25%를 차지하는 미주 지역에서는 5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주를 중심으로 한 하이트진로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 확대가 국내 주류시장 둔화 영향을 방어하고 매출과 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소주 해외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3%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리큐르 시장 내에서 과일소주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롯데칠성도 소주·맥주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과일소주 수출액의 경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23% 성장했다. 롯데칠성은 주류뿐만 아니라 음료 사업 포트폴리오도 풍부해 개선 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회사 필리핀펩시의 경우 효율화 작업 마무리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파키스탄 법인도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3분기 실적은 내수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해외 고성장세는 지속했다"며 "매크로 영향에 따른 올해 이익 악화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칠성이 주주가치를 개선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롯데칠성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2028년 매출 5조5000억원 달성, 부채비율 100% 이하, 연결 배당 성향 30% 이상 등의 재무 개선 방안이 담겼다. 이에 롯데칠성은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기도 했다. 향후 주가 반등에 대비하기 위한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실적 회복 가시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할 시기"라며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는 18만5000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