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도 속도…'각형·코발트프리' 신제품도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함께 저가형 모델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주최·주관으로 15일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3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477개 기업이 참여, 1500개 부스로 꾸려졌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18260), SK온 등 배터리 3사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은 중국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저가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온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LFP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LFP는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 급감하는 단점이 있는데 SK온은 이를 70~80%까지 끌어올린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날 공개된 LFP는 그간 SK온의 주력 상품인 파우치형 배터리로 개발됐다.
LG에너지솔루션도 파우치형 LFP 제품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제품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제품화가 마무리되면 중국 난징 공장과 한국 오창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LFP 제품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최윤호 사장이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최 사장은 이날 오전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 "LFP는 중요 플랫폼 중 하나라고 저희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도 이날 인터배터리 2023에 참석해 LFP 배터리 개발 관련 질문에 "여러 측면에서 사실 계속 고민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전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화재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충전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인 'S-Line' 준공을 마치고 소형 셀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2025년에는 셀을 대형화하고 2027년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마친 후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각형 배터리, 코발트 프리 배터리 시제품도 선보였다.
국내 3사 배터리가 탑재되는 차량 전시도 돋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는 미국 신생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의 럭셔리 세단인 '루시드 에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루시드 에어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삼성SDI는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인 'FM 일렉트릭'을 국내 최초로 전시했다. FM일렉트릭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다.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에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됐다.
한편 이날 오후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3 개막식에는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비롯해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 최영찬 SK온 사장, 장사범 고려아연 부사장, 김준형 포스코케미칼 사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