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자금난...레이저티닙·엑스코프리 등 주목
고금리로 외부 투자금이 말라붙으면서 임상 일정까지 지연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다만 주가 상승을 안겨줄 수 있는 반등 재료도 남아있어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의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전날(1일) 종가가 2317.85로 연초(2276.23) 대비 1.83% 하락했다.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 300지수가 연초 이후 전날까지 1309.85에서 1450.76으로 10.76%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같은기간 KRX 300 금융 지수는 716.37에서 829.27로 15.76% 뛰었다. KRX 300 정보기술 지수도 상승률이 15.39%(1998.57→2306.05)를 기록했고 KRX 300 소재 지수 역시 12.22%(1418.13→1591.48) 반등했다.
전날 셀트리온 그룹주가 자사주 매입 발표로 5%대의 강세를 보였지만 아직 주가 회복까지는 먼 길이 예상된다. 지난해 8월 20만원선에 달했던 셀트리온 주가는 현재 1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도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그룹 판단에 의해 결정됐다.
연초 이후 상승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소외된 것은 고금리 속 자금난과 함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투자는 1조1058억원으로 전년(1조6770억원) 대비 34.1% 감소했다. 작년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조3518억원)와 유통·서비스(1조3126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투자금이 많은 업종이었으나 규모만 보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기술이전 후 실질적 성과를 낸 사례가 아직 없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일부 기업이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성공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던 이유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바이오 산업에 대한 냉소주의는 금리만 탓할 수 없는데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신뢰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인 임상 발표 모멘텀이 발생한다면 충분히 투자심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이 향후 상용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병용 3상 데이터를 발표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매출 성장 속도도 관심사다.
중국 경기 재개(리오프닝)와 맞물린 매출 성장 가능성도 기대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중국 리오프닝 수혜 업종 중 하나로 제약·바이오를 꼽고 있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용 의료 부문에서 그동안 이연된 시술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임플란트와 미용 의료 기기 업종과 중국 지역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톡신·필러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리오프닝으로 인해 위축된 시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국내 톡신 기업의 매출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