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2배 이상 증가
한진도 해외 항공특송 확대
월 220만 상자로 대폭 늘려
해외 직구(직접구매)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택배사에 웃음꽃이 피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 쇼핑몰의 물동량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택배 물동량을 늘릴 수 있는 새 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CJ대한통운이 맡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택배 물동량은 6개월 만에 2배 이상이 됐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제특송화물 반입량(해외직구 물동량)은 9017만건으로 전년 대비 28.4% 증가했다. 최근 4년간 해외직구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 6358만건이던 물동량은 이듬해 8838만건으로 늘었다. 2022년엔 9612만건으로 뛰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24%다.
개별회사로 보면 CJ대한통운이 올해부터 본격 처리하기 시작한 알리익스프레스 물동량은 1분기 346만 상자였다가 3분기엔 904만 상자로 늘었다. 2개 분기(6개월) 만에 처리 물동량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분기가 지날수록 성장은 폭발적이다. 1분기 346만 상자는 전기 대비 185% 늘어난 수치고, 3분기 904만 상자는 전기 대비 70% 늘어난 결과다. 전체 택배·이커머스 물동량이 올해 12억2400만 상자에서 11억7000만 상자로 주는 와중에 거둔 성과다.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있어 알리익스프레스 물동량은 4분기엔 1000만 상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알리익스프레스 외에도 여러 글로벌 온라인몰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직구 물동량에 도착 보장 서비스를 제공할 인프라를 갖춘 회사로 CJ대한통운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연간 택배에서 차지하는 해외직구 물동량은 적지만 중국 이커머스발 물동량의 성장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진은 증가하는 중국 직구 물동량을 미리 선점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항공 특송과 해상 특송 처리 능력을 크게 늘리면서 대비하고 있다. 해외직구 물동량은 항공이나 해상 특송을 통해 배송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항공 특송 물동량은 267만건이다. 올해 3분기에만 114만건으로 전기 대비 56% 늘었다. 한진은 지난해 10월 항공 특송 처리 능력을 월 70만건에서 110만건으로 확장했다. 내년엔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 통관장 확대로 월 110만건의 처리 능력을 220만건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GDC의 항공 특송 물동량은 월 40만건으로 대부분 미국 중심이었다. 한진은 상반기 중국 이커머스 신규 물동량이 50만건이나 늘면서 처리 능력 부족을 겪은 바 있다. 한진 관계자는 "4분기 기준 예상 해상 물동량은 80만건으로 3분기 40만건과 비교해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3분기 CJ대한통운과 한진은 호실적을 거뒀다. CJ대한통운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성장한 1248억원을 기록하면서 선방했다. 한진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한 337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증권가에서도 급증하는 중국 직구가 택배업체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4일 대신증권은 4분기부터 택배 처리량이 성장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 올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인천 GDC와 도착 보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중국 온라인 몰의 물동량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택배 물동량이 재차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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