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파두 나왔다… ‘1호 따따블’ 케이엔에스, 상장하자마자 적자

입력
기사원문
권오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내 1호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장사인 케이엔에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케이엔에스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는데 상장하자마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상장하자마자 어닝쇼크를 발표해 시장에 논란을 일으켰던 파두와 같은 상황인 셈이다.

케이엔에스 주식은 14일 오전 9시 50분 코스닥시장에서 3만895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1.77%(700원) 내린 수준이다.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흔들린 가운데 케이엔에스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엔에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00억4000만원, 영업이익 39억6000만원, 순이익 27억원을 올렸다고 전날 공시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13.5%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4.8%, 44.1%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은 적자로 전환했다. 케이엔에스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3분기까지 가결산 실적을 공개했는데, 당시 영업이익 46억4000만원에 순이익 37억5000만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6억8000만원, 순손실 10억5000만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케이엔에스는 전방 산업인 이차전지 시장의 부진으로 고객사들이 납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하면서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장 증설과 인력 확대로 비용이 늘었고, 전환사채(CB) 이자 비용과 파생상품 평가 손실 등이 겹치면서 영업손실·순손실이 났다고 한다.

2006년 설립된 케이엔에스는 원통형 배터리 전류차단장치(CID) 자동화 장비와 배터리 모듈(BMA) 자동화 설비가 주력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이차전지 셀 3사에 공급하는 이 제품들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의존도가 큰 만큼, 이차전지 셀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 케이엔에스의 실적에도 곧장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케이엔에스는 일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케이엔에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268억원어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매출·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케이엔에스가 상장 과정에서 그동안 적자가 없었던 점을 내세웠는데, 상장 후 곧바로 적자 전환하게 되면서 논란이 커질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엔에스는 수요예측 등이 흥행하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1만9000~2만2000원)를 웃도는 2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또 케이엔에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 56억7000만원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산출해 공모가를 정했는데, 이는 실제 작년 실적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케이엔에스는 지난해 12월 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 확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의 4배인 9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튿날 10만87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조정을 거치며 4만원 안팎에 머물러 왔다. 앞으로 실적 반등에 따라 케이엔에스 주가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케이엔에스는 IPO 과정에서 올해 매출 500억원을 넘어서고, 2025년 700억원을 넘어서 ‘2년 안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케이엔에스는 신규 장비 개발을 통해 제품군을 다변화해 실적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경기 평택2공장에 약 26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CID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판매에 나서겠다는 것이 케이엔에스의 구상이다. 정봉진 케이엔에스 대표는 “장비 사업 확대와 CID 부품 직접 생산을 통해 배터리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