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하이닉스, 세계최초 '최선단 1b D램' 인텔인증 눈앞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본사 /사진=SK하이닉스, 뉴스1

SK하이닉스 (248,000원 ▲12,500 +5.31%)가 오는 4월 10나노급 5세대(1b) DDR5 서버용 D램을 인텔과 호환성 검증에 나선다. 예정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10나노급 4세대(1a) 서버용 D램으로 세계 최초 인텔 인증을 획득한 것에 이어, 1b D램에서도 또한번 세계 최초 인텔 인증을 받게 된다. 1b는 업계 최선단 공정이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다음달 중 자사의 1b 16Gb(기가비트) DDR5 서버용 D램을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인증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인텔이 호환성 여부를 살펴볼 CPU는 지난 1월 출시한 신형 CPU '사파이어 래피즈'의 다음 시리즈일 가능성이 높다. 인증을 받은 서버용 D램은 CPU와 결합해 데이터센터에 들어간다.


서버용 CPU 시장에서 인텔 점유율은 지배적이다. 전체 서버의 90% 가까이가 인텔 CPU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가 1a D램에 이어 1b D램까지 업계 최초로 인텔과의 호환성 검사를 먼저 마친다는 것은 고객사에 기술 리더십을 증명해 보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관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1b D램 회로 선폭은 업계 최선단인 12.8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로 알려져 있다. 최첨단 EUV(극자외선) 공정이 적용돼, 직전 세대인 1a D램에 비해 넷다이(Net Die·웨이퍼당 생산가능한 칩 수) 효율성이 40% 이상 증가하고 원가 경쟁력이 높다.


D램 시장은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제품 정보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기 위해 선폭을 구체적 숫자대신 기호나 세대로 나타낸다. 때문에 같은 세대라고 하더라도 기술력은 다를 수 있다. 업계는 메모리반도체 업계 선두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1b D램 회로 선폭은 12.8나노 수준이며, 마이크론은 그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보고있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 등 신형 CPU 출시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로의 세대 교체를 이끌어, 반도체 다운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키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2월 1b 나노 공정으로 16Gb DDR5 D램을 개발하고 AMD와 호환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AMD의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약 10%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제 1b D램 양산 시점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CPU를 쓰는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사를 골고루 선택하더라도, 최초 선점에 나서는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된다.

개발 완료 시점과 양산 시점까진 대략 1년이 소요된다. 양산을 시작한다고 해도 전체 제품 믹스에서 신제품을 얼마나 비중있게 생산하느냐가 실질적 성공 요건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안에 1b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나,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올해 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중순을 양산 시점으로 밝혔다. 이는 개발과 양산이 오버랩되는 시점으로, 제품에 대한 개발이 완전 종료되고 본격 양산되는 시점은 오는 10월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12.8나노 D램이 양산 직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가 먼저 수율 램프업(장비 셋업 뒤 양산까지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에 도달해 빠르게 양산할지의 싸움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