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글로벌 빅3’ 오른 현대차 … 미래 모빌리티 선제 투자 가속 [정의선 회장 2년]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0 18:49

수정 2022.10.10 18:49

제네시스·전기차 ‘쌍끌이 실적’
제네시스 1~9월 美판매 19% 증가
鄭회장 역작 E-GMP 적용 전기차
아이오닉5·EV6 해외시장서 호평
자율주행·UAM·로봇 신사업 선도
鄭회장 "SW가 미래 경쟁력" 강조
M&A·지분투자 등으로 역량 강화
포티투닷·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글로벌 빅3’ 오른 현대차 … 미래 모빌리티 선제 투자 가속 [정의선 회장 2년]
‘글로벌 빅3’ 오른 현대차 … 미래 모빌리티 선제 투자 가속 [정의선 회장 2년]
취임 2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 곳곳에는 '혁신 DNA'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총력전을 펼쳐 사상 처음으로 연간 기준 '빅3' 굳히기에 나섰다. 아울러 기존 완성차 사업을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정 회장의 청사진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빅3' 전기차 시대 판 흔든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 329만9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현대차그룹이 3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이 출범 전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제네시스는 올해 1~9월 미국 시장에서 4만88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자 전년동기 대비 19.1% 증가한 실적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미국에서 5만대 벽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에선 전용 플랫폼 E-GMP를 무기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GMP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작품으로 현대차그룹을 전기차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게 만드는 기반이 됐다. 다른 완성차 그룹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만들 당시 정 회장은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E-GMP의 선제적인 개발을 지시했다. 그 결과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시스템' 등을 경쟁사보다 먼저 선보일 수 있었다.

이 같은 과감한 결단으로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등 신차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다 실적을 경신했다.

■"SW가 핵심" 특명 내린 정의선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점찍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의 신사업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선 원천기술인 소프트웨어 역량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인수합병(M&A), 지분투자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를 이용, 레벨4 자율주행 카헤일링(차량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기도 했다.

UAM 부문에선 롤스로이스와 사프란 등 글로벌 항공엔진 업체들과 손잡고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항공기 개발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이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하고 있는 UAM 상용화 시점은 2028년이다.


로봇 부문은 작년 1조원을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로봇 '스팟', 2족 직립 보행로봇 '아틀라스'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왔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사람과 닮은 로봇) 시장에는 미국 테슬라까지 사업에 뛰어드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선제적 투자로 원천기술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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