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앞줄 왼쪽)이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리는 ‘LIMA 2025’ 내 KAI 전시부스를 찾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앞줄 가운데)에게 전시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AI)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미래전투체계 '다목적무인기(AAP)' 실물 크기 모델의 첫 시험비행을 올 하반기 본격 실시한다.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의 핵심 전력인 AAP 상용 준비를 가속화해 차세대 전장 운용 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영국 군사·방위 산업 전문지 ‘제인스(Janes)’에 따르면 KAI 관계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폐막한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 전시회 'LIMA(Langkawi International Maritime and Aerospace Exhibition) 2025'에서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AAP 실물 크기 모델에 대한 시험비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험 시점은 아직 조율 중이며, 상황에 따라 일정이 앞당겨지거나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작년부터 단계별 시험 과정을 밟아왔다. 지난해에는 실제 드론 크기의 시제품에 인공지능(AI) 파일럿을 탑재해 기초적인 조종 반응성과 비행 안정성을 검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실물보다 약 20% 축소된 모델을 활용해 공기역학 성능 및 원격 조종 성능을 중심으로 비행 시험을 진행했다.
올 하반기에는 길이 3.1m·날개폭 2.2m·높이 0.7m의 실물 크기 모델이 시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여기에 AI 파일럿까지 통합한 완전 무인기 형태로 실전형 테스트가 이어질 계획이다.
이번 테스트는 향후 실전 배치를 위한 기술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KAI는 AAP를 통해 유인기와 무인기를 유기적으로 통합 운용하는 차세대 작전 체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실물 크기 시험 비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KAI는 다층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AP는 전투기에서 공중 발사되는 소형 무인기로, 단독 작전보다는 아군 유·무인 전력의 생존성을 높이는 보조 전력으로 설계됐다. △정보·감시·정찰(ISR) △전자전(EW) △기만(Decoy)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전장에서의 분산형 협업과 임무 유연성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 무인기는 KAI가 구상한 다층 유무인 협업 구조의 최전방 플랫폼이다. KAI는 지난 2023년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유인 전투기인 FA-50 혹은 KF-21 1대가 4기의 '로열 윙맨(Loyal Wingman)' 무인 전투기(UCAV)를 통제하고, 각 UCAV가 다시 4기의 AAP를 운용하는 체계를 제시한 바 있다.
한편 LIMA는 2년 마다 열리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다. 지난 2017년부터 참가해온 KAI는 올해 헤드라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부스에는 KF-21 보라매, FA-50, KT-1 등 고정익 항공기와 수리온, MAH(상륙공격헬기) 등 회전익 항공기를 비롯해 UCAV, AAP 등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