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가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칩스앤미디어(094360)의 성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칩스앤미디어는 지난 1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는데, 핵심 수익원인 라이선스(허가)와 로열티(사용료) 수입이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주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칩스앤미디어 주가도 최근 크게 올랐다. 칩스앤미디어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주가가 11% 상승했는데, 이달 1~2일에도 각각 2~3% 상승했다. 지난해 말 1만4100원이던 주가는 2일 1만6660원으로 올랐다. 칩스앤미디어의 지난해 매출액이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고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40% 늘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IP란 반복 사용하는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일종의 블록으로, 반도체 IP 분야 대표 기업은 영국의 ARM이다. 칩스앤미디어는 영상 처리를 담당하는 기술인 비디오 IP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데, 반도체 업체는 칩스앤미디어의 IP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TV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설계·개발한다.
반도체 IP 시장에서는 어떤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지가 곧 기술 경쟁력으로 평가되는데, 최근 5년간 칩스앤미디어가 서비스를 제공한 주요 고객사는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와 미국 암로직(Amlogic), 일본 소시오넥스트(Socionext) 등이다. 칩스앤미디어의 수출 비중은 90% 이상으로, 지난해 매출 240억원 중 91%가 수출에서 발생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회사의 로열티 매출이 증가하고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IP를 제공받은 반도체 업체는 2~3년 뒤부터 칩을 생산·판매하기 때문에 이때부터 IP 업체에 로열티가 발생한다. 만약 외부 전문사로부터 IP를 도입한 반도체 회사가 칩 개발에 실패해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하면 IP 업체도 로열티 매출을 올릴 수 없다. 칩스앤미디어의 로열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동차와 가전 분야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회사 매출 중 40.7%가 자동차용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했고, 가전이 32%, 산업용이 25%를 차지했다. 최근 자율주행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와 스마트홈(홈 모니터링 카메라)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분야 비디오 기술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유진투자증권은 “전방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 칩스앤미디어의 목표주가를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칩스앤미디어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한투반도체투자는 지난해 말 보유 지분을 34.5%로 확대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당초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텔레칩스(054450)가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지분을 한투반도체투자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