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양인성

미국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사양 AI 가속기 ‘H20′ 수출 통제에 들어간 가운데 이 조치가 결국 중국 반도체 역량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등 외신은 16일 “미국의 규제가 중국 빅테크들을 화웨이 AI 칩을 쓰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며 “화웨이의 칩 설계와 소프트웨어 역량이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H20 AI 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최근 수출 규제는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같은 기업들이 중국 반도체 대체재로 전환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당장 올해 AI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 등에는 차질을 빚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H20은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사양을 낮춰 만든 사실상 중국 전용 AI 가속기다. 중국 내에서도 딥시크 쇼크 이후 고성능, 저비용 AI 모델을 활용하려는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H20 주문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AI 칩 어센드 910 /화웨이

화웨이는 자체 설계한 AI 가속기 어센드910 시리즈를 국내 기업들에 판매 중에 있다. 자국 파운드리인 SMIC의 7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칩으로, 엔비디아의 구형 가속기 A100의 80%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캠브리콘이 설계한 AI칩은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며, 알리바바도 이달 말 가볍고 비용 절감한 AI 칩과 컴퓨터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수출통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엔비디아가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가 되는데 이게 전부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달러(약 7조8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