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헌혈은 대학 신입생 때인 2000년이었죠. 영화표 받으려고 했던 건데….”
제약 회사인 유한양행 ESG팀의 강성만(44) 부장은 15일 생애 181번째 헌혈을 했다. 그는 2008년 입사 후 혈액암 환자들을 접하고 나서 헌혈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주로 ‘혈소판·혈장 헌혈’을 한다. 성분채혈기를 이용해 혈소판·혈장만을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인데, 혈소판 헌혈은 250mL, 혈장 헌혈은 500mL 정도를 채혈한다. 강씨는 “이제까지 70L 이상의 피를 뽑았을 것”이라고 했다.
건강에 무리는 없을까. 대한적십자사 측은 “빈혈 예방을 위해 헌혈 간격과 가능 횟수 등을 정해 특정인이 과도하게 헌혈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혈소판 혈장 헌혈은 다시 혈액을 넣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어 1년에 최대 24회까지 가능하고, 전혈 헌혈은 1년에 최대 5회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강씨는 “요새 눈썹이 빠져서 아내가 눈썹 문신 등 시술을 추천하는데, 눈썹 문신을 하면 6개월간 헌혈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했다. 해외여행이나 건강 검진 내시경 시술을 하게 되면 한 달간 헌혈을 하지 못해, 꼭 그 전에 헌혈을 한다고 했다.
강씨는 세계 헌혈자의 날(매년 6월 14일)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직장 동료 A씨에게 최근 헌혈증 30장을 보냈는데, A씨가 한국백혈병환우회에 ‘헌혈 우수 사례’로 추천했고 표창 수상으로 이어졌다.
아들과 딸을 둔 강씨는 헌혈을 할 때마다 아이들과 동행한다. 이날도 아들 지후(9)군과 함께 헌혈의 집을 찾았다. 강씨는 “아이들도 ‘나중에 헌혈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아빠처럼 열심히 할 거야’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