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59억 달러(약 8조1420억원) 규모의 글로벌 방산 기업 투자펀드 ‘반에크(VanEck) 디펜스 UCITS ETF’의 투자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총 7개의 글로벌 방산 펀드 가운데 현대로템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미국의 마켓벡터(MV) 글로벌 방위산업 지수의 2분기 리뷰 및 리밸런싱(Rebalancing·재조정)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신규 투자 기업으로 선정됐다. 마켓벡터는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에 지수를 제공하는 자회사다. 반에크는 마켓벡터 방위산업 지수를 추종해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ETF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17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현대로템의 투자 비율은 전체 투자액의 2.94% 수준이다. 현대로템과 함께 독일 방산 기업 렌크, 영국 카만 홀딩스도 신규 투자 기업으로 결정됐다. 반에크 디펜스 UCITS ETF는 이날 주요 유럽 주식시장 거래 종료 이후부터 현대로템을 투자 구성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현대로템은 약 1억7346만달러(2395억원)의 패시브 자금(지수를 따라가며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에크 디펜스 UCITS ETF는 분기별로 구성 종목을 재조정해 향후 현대로템의 투자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결정으로 방산 기업으로서 현대로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로템은 이르면 이달 말 폴란드 정부와 60억 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의 2차 계약(K2전차 180대)을 체결할 예정이며 현재 최소 9개국과 K2전차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6300억원을 투자해 K2전차의 생산 능력을 2배 늘려 연간 200대 이상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반에크(VanEck) 디펜스 UCITS ETF의 투자 대상은 팔란티어(미국), 레오나르도(독일), RTX코퍼레이션(미국), 탈레스(프랑스) 등 총 28개의 글로벌 방산 기업이다. 국내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국항공우주(047810)(KAI)도 포함돼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에 포함됐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투자 종목 편입에 따라 나머지 펀드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