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안창호함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중남미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2025 페루방위사업전’에 참가해 페루 정부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잠수함을 선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 ‘HDS-1500’ 모델을 기반으로, 페루 해군의 노후 잠수함을 대체할 1500t급 중형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다. 이후 페루를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 해전(海戰)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잠수함을 독자 설계해 건조까지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일본 등 10여 국에 불과하다. 필수 전력이지만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고 도입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폴란드가 최대 8조원 규모, 캐나다가 최대 70조원 규모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잠수함’도 이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자 설계·건조한 ‘장보고-Ⅲ 배치Ⅰ‘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이 2021년 취역하며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독자 개발한 8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은 없지만 재래식 디젤-전기 방식 추진 잠수함에선 세계 최고 기술 수준에 근접했고, 탄탄한 조선업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1500t급부터 대형급(3000t)까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잠수함을 건조할 기술력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 잠수함 시장에서 프랑스(나발 그룹), 스페인(나반티아), 스웨덴(사브), 독일(TKMS) 등 전통 잠수함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K 잠수함의 향상된 성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작년 4월 울산에서 3000t급 잠수함 ‘신채호함’을 한국 해군에 인도하는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미국, 영국, 호주, 필리핀, 폴란드, 페루 등 9국 출신 정부 인사 20여 명도 참석했다.

다만,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전통 잠수함 강국이 보유한 ‘핵추진 잠수함’과 성능 차이는 한계로 꼽힌다. 북한이 지난 8일 핵추진잠수함 건조 현장을 공개한 이후, 한국도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