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 주가가 8.79% 급락했다. /사진=네이버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 주가가 8.79% 급락했다. /사진=네이버

NAVER(네이버)가 북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루 새 시가총액 2조8000억원이 증발했다. 포쉬마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평가에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만7000원(8.79%) 하락한 17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7만55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네이버 주가가 18만원 아래로 떨어진건 2020년 4월21일(17만8500원) 이후 2년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53억원과 5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153억원을 순매수했다.

네이버의 하락세는 북미 최대 패션 C2C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전일 장 시작 전 포쉬마크의 주식 9127만2609주를 약 2조3441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4일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네이버가 설립한 특수 목적 자회사와 포쉬마크 간의 합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합병 결의 정족수를 초과하는 80%에 육박하는 의결권 결의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100% 현금 인수로 네이버의 보유 현금과 가용 차입금, 몇몇 투자자산의 일부 유동화를 계획 중"이라며 "미국 상법에 따라 포쉬마크가 보유한 5억달러의 현금을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 순기업가치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로 평가했다. 3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나스닥에서 포쉬마크는 15.57달러에 마감했다.

포쉬마크의 상반기 영업이익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포쉬마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2291만달러로 1분기(-1444만달러)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네이버 측은 "이커머스 시장 성장의 둔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GMV(거래액) 정체는 아니고 예년에는 20~30% 성장률이었는데 올해는 10% 수준으로 둔화됐다"며 "현재 광고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추가 수익화(monetization)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IBK투자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3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글로벌 PEER그룹의 밸류에이션과 Z홀딩스 지분가치 하락을 반영해 산출했다"며 "글로벌 긴축정책이 정점에 근접한 만큼 디 레이팅(De-Rating) 구간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