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최악의 공매도 급증..."코스피 2000 무너질 수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9 06:00

수정 2022.10.19 10:19

이달 8일 저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며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달 8일 저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며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주 코스피200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비율(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이 10%를 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급증은 현재 시장이 하락 쪽으로 상당히 쏠려 있다는 걸 알려준다"라며 "인내심을 가질 시기"라고 조언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공매도 급증'...상황은 최악"
18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공매도 비율은 지난 13일 10.99%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뿐 아니라 지난주(10월11~14일)의 공매도 비율은 10.54%로 10%를 넘겼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시기인 2019년 5월과 8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 간의 평균값과 비교하면 지난주의 공매도 비율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공매도 비율이 가장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는 지난 2019년 5월, 그 다음이 지난주라는 뜻이다.

그러나 상황은 역대 최악이다. 강 연구원은 "2019년 5월~8월은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던 시기였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방향을 선회하며 코스피가 반등했다"라며 "(금리 인상 국면인) 현재는 비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대차잔고 주식 수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대차잔고 주식은 지난 달 26일 20억주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14일 20억9020만주로 최근 6개월 중 가장 많았다.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국내에선 금지돼 있기 때문에 대차잔고 주식 수가 많다는 것은 앞으로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시 참여자들 사이에선 공매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코스피는 2019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 2300대에서 2000대로 하락했으며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2020년 3월 19일 장중에는 1439까지 급락했다.

■코스피 2000 무너질 수도..."인내심 필요해"
증권가에서는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연말까지 계속되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 증시 약세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 조정이 끝나려면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 최종 금리가 어느 선에서 형성될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가 형성돼야 한다"며 "시장에 대한 바닥론과 본격 상승 시점을 논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6개월 정도 가격 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송철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지지선은 3150~3300p, 코스피는 1950~2050p로 예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질 시기"라며 "공매도 급증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현재 시장이 하락 쪽으로 상당히 쏠려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공매도로 증시 추가 하락이 가속하면 공매도 전면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 상황에서 '공매도를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태에서 금융당국 입장에서 어떠한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송철 연구원은 "추가적인 시장 하락 시 코로나 당시처럼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다시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이런 경우에도 공매도 많은 대형주들의 주가가 '깜짝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추세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