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4분기 심상찮다…연매출도 하향 조정

영업이익 전년比 반토막...TV 적자 폭 확대·메모리 가격 하락 심각

홈&모바일입력 :2022/12/13 13:53    수정: 2022/12/13 15:05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소비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가전,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가전·TV·반도체 줄줄이 하락세…영업익 반토막 예상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매출 73조7천억원, 영업이익 6조9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매출 76조8천264억원, 영업이익 8조2천577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매출 4.1% 감소, 영업이익 36% 감소하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와 49.9%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4분기 매출이 예상대로 나올 경우 6분기 연속 매출 70조원대를 달성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매출 73조9천800억원으로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70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다만,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 1, 2분기 14조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성수기에도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4분기도 6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정치는 반도체 2조원, 디스플레이 1조8천억원, MX(스마트폰) 2조6천억원, CE(가전) 5천억원이다.

키움증권은 "스마트폰 판매는 중저가 중심의 판매 둔화로 전분기비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고,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전반적인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부진한 업황에도 메모리 출하는 3분기의 기저효과로 기대치에 부합하는 가운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24.3% 급락하며 반도체 실적 부진이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 중순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매출 257조6천억원으로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연간 영업이익도 24조8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46조원)를 하회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내년 MX 사업부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7천만대로 올해 보다 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시장 수요 증가율은 한 자리수 중후반 역성장임을 고려할 때 갤럭시S23 시리즈를 중심으로 중급 스마트폰 판매 확대가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TV 출하량도 증가하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나, 패널 가격이 하락했고 물류비용 등이 하락하고 있기에 이익률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양산을 시작한 14나노 DDR5 D램(사진=삼성전자)

반도체와 관련해서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당장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캐팩스 축소와 인위적인 감산을 집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내년 D램과 낸드의 출하 비트 그로스는 각각 10%, 20% 증가가 예상하고, 삼성전자 역시 재고 문제를 겪을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인프라 중심의 투자 집행으로 내년도 메모리 비트 성장은 제한적인 상황이고, 경쟁자들의 투자 축소와 감산으로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이다"면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탑재량 증가로 연결되는 내년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전자, TV 수요 부진으로 적자 확대…전장사업 3분기 연속 흑자

LG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2조1천억원, 영업이익 4천97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22조9천억원, 영업이익 5천454억원)를 밑돌 전망이다. 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4.4% 증가, 전년 보다 5.3% 증가가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보다 33%, 감소, 전년 보다 56% 감소하며 반토막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의 4분기 매출은 16조5천억원, 영업손실 1천898억원으로 예상보다 적자가 커질 전망이다.

LG전자는 TV 사업 출하량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에 7년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3분기 영업손실 554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올 4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1천678억원으로 적자가 2배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꺾였고,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위축하면서 TV 출하량 감소폭이 커졌다.

LG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모델명: 97G2)을 소개했다.(사진=LG전자)

키움증권은 "영업손실의 대부분은 TV 사업에서 비롯할 것"이라며 "성수기 유통 재고 건전화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데 이어 올레드(OLED) TV도 유럽 수요 부진, LCD TV 와 가격 격차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은 인플레이션발 판가 인상과 주택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물류비를 포함한 비용 요인이 지속되고 있으며, 비즈니스솔루션은 PC, 모니터 등 IT 제품의 수요 약세에 따라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전자의 전장 사업(VS)은 4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VS사업은 지난 2분기 VS 사업은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VS 사업부의 실적은 물류비 및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더불어 VS 사업부의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수주 증가와 환율 상승으로 80조원이 예상되며 전년(60조원) 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수주잔고의 25%는 전기차 부품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의 실적전망치는 매출 84조원, 영업이익 4조원이 전망된다. LG전자는 작년에 매출 74조원으로 첫 70조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내년 LG전자의 영업이익은 3조4천253억원으로 올해 보다 10% 감소, LG이노텍을 제외한 단독 영업이익은 1조7천185억원으로 올해 보다 23% 감소가 전망된다. 특히 TV 시장은 통상적인 수익성을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