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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라팔 격추 사건'이 KF-21에 던진 숙제

정보력과 네트워크 전력 중요성 부각…'미끼 무인기'와 위성 통신기술 확보해야

2025.05.16(Fri) 13:32:40

[비즈한국]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눈과 귀가 인도와 파키스탄의 공중전에 쏠리고 있다. 2025년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전개된 이번 군사작전은 대부분 항공력을 중심으로 펼쳐졌고, 그중에서도 프랑스 다소(Dassault)사의 라팔(Rafale) 전투기가 중국 AVIC사의 J-10CE 전투기에서 발사된 중국제 PL-15E 미사일에 격추되었다는 주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확실한 진실을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도 공군 라팔 F3R 1호기의 추락 잔해가 발견된 것은 사실이며, 중국제 PL-15E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잔해 역시 발견된 것도 확인된 사실이다. 정확한 격추 숫자나 전술적 세부사항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라팔 격추 사건’ 자체는 사실로 보인다.

 

J-10C 전투기와 SAAB 2000 조기경보기의 합동비행 상상도. 사진=raddit

J-10C 전투기와 SAAB 2000 조기경보기의 합동비행 상상도. 사진=raddit

 

이 사건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 중국산 무기가 다소 저평가받아 왔다는 점, 또 하나는 프랑스의 군사 과학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이다. 대당 1,500억 원이 넘는 세계 최고가 전투기가 훨씬 저렴한 중국산 전투기에 격추되었다는 소식에 SNS에서는 중국 누리꾼들의 환호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진실은 보다 복합적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확인된 두 가지 사실은 현대 공중전이 얼마나 복잡하며, 단순한 전투기 성능만으로 승패가 갈리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첫 번째는 이번 전투에서 정보 격차가 승패를 좌우했다는 점이다. 인도 공군의 라팔 전투기에는 스펙트라(Spectra)라는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가 탑재되어 있어 미사일이나 적 전투기의 조준을 탐지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탐지와 회피 타이밍을 놓쳤다. 조기 탐지에 실패한 것이다.

 

반면, 파키스탄 공군은 전투 후 발표에서 인도 공군이 출격시킨 다수의 항공기 중 라팔을 정확히 선별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라팔 조종사의 음성 통신을 도청하고, 그가 사용하는 콜사인(Call Sign)까지 파악해 공격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파키스탄이 정보상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PL-15E 미사일 다수가 불발되거나 목표에 명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소 2기 이상의 미사일이 인도 국경 내에서 추락했고, 정확한 발사 수량과 명중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파키스탄 전투기가 라팔의 정확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채, 다소 무리하게 예측 사격을 감행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조합하면, 이번 공중전의 진정한 주역은 **조기경보기(AEW)**와 **전술 데이터링크(TDL)**였다. 파키스탄의 J-10CE 전투기는 확실한 명중 확신 없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 예측 사격을 진행했으며, 이는 상당수 미사일이 명중하지 못했으나 일부는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파키스탄이 사용한 조기경보기는 중국제 ZDK-03이 아니라, 스웨덴 사브(SAAB)사의 SAAB 2000 에리아이(Erieye)였다. 이 조기경보기는 HES-21이라는 전자정보 수집 및 전자지원장비(ELINT/ESM)를 탑재해 적 전투기의 전파 신호를 분석하고, 라팔을 식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기경보기를 통한 적 탐지 이후에도 전투기가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공군의 미사일은 단순한 무전 명령으로는 발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에리아이 조기경보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전술 데이터링크를 통해 음성 없이 전투기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인도 공군과의 큰 차별점이다. 인도 공군 역시 조기경보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전술 데이터링크 구축이 미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도는 5월 10일, Su-30MKI 전투기에서 발사한 브라모스(BrahMos) 순항미사일로 파키스탄의 볼라리(Bholari) 공군기지 내 에리아이 조기경보기를 타격했다. 이는 인도가 라팔 격추에 대한 복수의 대상을 중국산 전투기가 아닌 스웨덴제 조기경보기로 판단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차세대 전투기 KF-21은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

 

두 가지 방향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 모두 우리가 이미 준비 중인 사안들이다.

 

첫째는 ‘위장’ 기술, 즉 적의 탐지로부터 KF-21을 숨길 수 있는 장비와 전략이다. KF-21이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거나, 포착되더라도 KF-21이라는 사실을 감출 수 있다면 생존성이 대폭 향상된다.

 

KAI가 추진 중인 KF-21 미래 개량계획인 ‘NACS’에는 AAP-150이라는 AI 무인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 무인기는 KF-21 혹은 FA-50과 함께 비행하며, 전자파를 모방하는 ‘미끼(Decoy)’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빠른 전력화가 시급하다. KF-21의 전자파 특성을 감추는 장비인 룬버그 렌즈(Luneburg Lens) 장착 역시 필요하다.

 

둘째는 대용량 위성 통신 기반의 데이터링크 확보이다. KF-21에는 Link-16, Link-K 같은 데이터링크가 장착되지만, 이들은 시분할 방식(TDMA)이어서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전투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6G 국제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 사업' 등을 통해 대용량 위성통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KF-21 성능 개량 로드맵에 반영하고,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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