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운 탄소세 부과 여파로 조선·해운 업계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운항 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실현 방안으로 손꼽힌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도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를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건조가 마무리될 예정이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K-조선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호주 광산 회사인 포테스큐는 최근 선주사인 CMB테크 자회사 보시마와 21만dwt(중량톤수)급 암모니아 추진 벌크선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현재 중국 칭다오 베이하이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포테스큐에 인도될 예정이다. 호주 필바라에서 생산된 철광석을 중국 등 전 세계에 운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암모니아 추진선 도입은 최근 IMO가 해운 탄소세를 강화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IMO는 지난 11일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를 열어 2027년부터 국제 항해를 하는 5000톤 이상의 선박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 기준을 초과하는 선박은 초과 배출량 1톤당 100~380달러를 내야 한다.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유와 달리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무탄소 시대에 적합한 연료로 꼽히고 있다. 또 다른 청정 연료로 꼽히는 수소의 저장 운송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암모니아가 주목받는 이유다.
디노 오트란토 포테스큐 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를 차지하는 벙커유 선박의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친환경 암모니아를 해양 연료로 광범위하게 채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MO의 탄소세 부과 일정이 다가오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도 보다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암모니아 연료 비중이 2030년 8%에서 2050년 4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조선 3사 가운데에선 HD현대(267250)가 암모니아 추진선 분야에서 가장 앞선 회사로 평가받는다. 증권가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6월 스위스 윈지디사로부터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윈지디가 공동 연구한 엔진이다.
HD현대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받아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가 지난 2023년 발주한 4만 5000㎥급 중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탑재할 예정이다. 해당 선박은 내년 5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된다.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은 각각 암모니아를 연료로 한 가스터빈,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주요 선급들로부터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선에 필요한 기술들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영국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 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올해에는 암모니아 파워팩을 개발해 온 미국 아모지 사와 협약을 맺고 암모니아 연료전지의 추가적인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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