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1-25 02:47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만드는 소위 반도체 업계 '슈퍼 을' 네덜란드 ASML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대폭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 수요가 늘며 회사의 장비 주문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ASML은 지난해 4분기에 순매출 72억3700만유로(한화 약 10조511억원), 당기 순이익 20억4800만유로(2조9700억원)를 거뒀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6%, 12.7%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51.4% 수준이다.4분기 순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69억달러, 18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LSEG 사전 전망치도 상회했다.
연간 순매출은 275억5900만유로(40조원)이며 순이익은 78억3900만유로(11조3800억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0.2%, 39.4% 증가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사이클의 저점을 헤쳐 나가는 중이지만 긍정적 징후도 일부 존재한다"며 반도체 수요 개선과 공장 가동률 상승 등을 그러한 징후 중 하나로 언급했다.
또한 반도체 업계의 회복 징후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은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유지하고, 올 한해를 내년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베닝크 CEO는 "내년에 상당한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에 올해는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분기 ASML 예약 매출은 91억8600만유로(약 13조3000억원)에 달한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이자 3분기 26억유로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예약 매출은 4분기에 공급했지만 이후에 실적으로 잡히는 매출이다.
ASML은 올해 1분기 순매출은 50억~55억 유로, 매출총이익률은 48%~4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강력한 실적 발표에 이날 유럽 증시에서 ASML의 주가는 10%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ADR도 10% 넘게 오르며 신고점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 속에 시가총액도 훌쩍 뛰어, 덴마크의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HM)에 이어 유럽 내 시총 3위로 올라섰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