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kbs 동네한바퀴는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만기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다양한 지역의 동네를 둘러보는데요. 이곳에 나오는 여러 맛집 정보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민들의 애환 뿐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 맛집, 특산품, 볼거리를 아래에서 확인 바랍니다.
동네한바퀴 대구광역시 달서구
메밀묵밥 묵채 묵집 정보
대구시의 급격한 성장으로 1980년대 원도심 서·남구를 분리해 신설한 대구 달서구는 성서산단을 필두로 한 대표 산업단지이자 인구수 53만 명을 자랑하는 대구 내 대표 주거지다. 대구 지역 9개 구·군 중 가장 인구가 많아 어딜 가든 사람의 정이 묻어나는 동네. 조금은 천천히, 남보다 늦을지라도 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져 또 다른 이들의 시간을 보듬고 꽃피워내는 대구광역시 달서구로 <동네 한 바퀴> 261번째 여정을 떠난다.
식당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00년 가옥에서 효심 가득, 따듯한 묵채를 짓다
신시가지가 펼쳐지는 도심, 달서구에도 옛 동네가 있다. 500년 집성촌으로, 자연경관을 그대로 간직한 수밭골. 숲이 울창해 ‘숲밭’이라 부르던 말에서 유래됐다는 마을은 400년 느티나무를 당산나무로 삼았는데 특별한 건 이 멋진 노거수가 한 그루도 아닌 네 그루. 사방으로 하늘을 받친 나무줄기만큼 복 많은 수밭골은 오늘도 평화롭다. 오랜 전통만큼 훌륭한 이들이 줄지어 나왔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따라 동네를 거닐던 중 100년 넘은 가옥을 발견한다. 옛집을 식당으로 개조했지만, 토속적인 정취는 여전한 그곳은 묵집. 56년 전 집을 구멍가게로, 다시 묵집으로 이어내 지킨 어머니와 아들이 산다. 그 시절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네 자식 키우기 위해 억척스레 묵을 쑤던 어머니는 20여 년 전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져 작은 방 한 칸만 지키는데. 그러니 이 묵은 외지에서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돌아온 아들의 몫. 시내에 가족을 두고 가게 안 어머니 침실 바로 옆방에서 선잠을 자며 밤낮으로 돌보는 그 정성이야, 말로 다 못 할 정도다. 그저 받은 만큼 행하는 것뿐이라지만 흘러간 20년이 말처럼 쉬웠을까.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그 방식대로, 수밭골 100년 옛집에서 지은 묵채는 효심만큼 따듯하다.
위치 : 대구 달서구 수밭길 32
연락처 : 053-632-8994
모란시장 어머니의 그리움 가득 손칼국수 한 그릇
모란시장에서 만두를 빚고 있는 손칼국수 집 어머님을 만났다. 알고 보니 칼국수 경력만 35년 차, 음식에 관해서라면 못 하는 게 없다는 허병순 어머님. 4년 전 병환으로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다는데. 그런 사장님의 일생은 그야말로 고단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생활력 없던 남편 대신 우유 배달부터 커피 장사까지 생계를 이어가고자 안 해본 일이 없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형편 탓에 병원 갈 돈도 없다 보니 둘째 아이는 집에서 출산할 수밖에 없었단다. 그때의 설움은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다는데….그럼에도 남편이 밉기는커녕 매일 매일 그립다는 사장님. 비록 돈은 많이 벌지 못했어도 부모에게도 받지 못한 커다란 사랑을 준 고마운 사람이었단다. 떠난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한 손칼국수 한 그릇을 맛본다.